2017/07/25 11:14

현실 현실

   오전 10시. 방금 식탁 위에서 휴대폰이 진동한다. 아파트 사거리 코너에 있는 마트에서 세일품목을 알리는 광고문자일 것이다. 가끔 화면을 바로 닫지 않고 그 품목을 하나 하나 성실히 발음한다. 광고, 프로모션, 전시와 공연안내가 가상공간의 용량을 차지한다. 그들이 성실하게 일하는 동안 밥을 먹는다. 드라마와 영화를 보고, 달리기를 하고, 영어단어를 외운다. 글을 읽고, 글을 쓰고, 사랑을 나눈다.
   지금에 이르러서도 나는 모른다. 시간을 어떻게 '써야'하는지, 그것이 내 삶에 '유용'하도록. 이 유용함을 너무 많이 추구해왔기 때문에 그의 모든 부분이 낡았다.
   사람이 자신을 쥐어짜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이란 많지 않다. 점점 쥐어짜는 방식에 흥미를 잃는다. 밥을 먹고, 잠을 자고, 변기에 앉는 일, 반드시 해야하는 것. 그런 의무는 생명유지에 도움을 준다. 그러므로 생명유지활동은 지겨워진다. 좋아함, 재미, 웃음같은 것들이 없다면 사람은 생명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생명을 취소하는 생활 양식의 먹이가 된다. 그 포식자에게 사랑스러움은 독이다. 그들은 학대할 수 없는 특성들을 피하고 무마시킨다. 효율과 유용함, 부리기 쉬운 특성이 없는 것들.
   돈버는 일을 하지 않아도 유용함은 내 삶의 가장 중요한 형식을 결정한다. 그 형식은 예측하기 쉽고, 포기하기 쉬우며, 죄책감을 갖기에 좋다. 신체의 활력에 필요한 활동들을 제외하고, 꺼내기 힘든 곳에 유용함을 숨기고 싶다. 다시 필요해질 때까지. 그 유용함이 절실히, 유용하게 쓰일 때까지. 적어도 리본이 풀어진 시간 속에선 좋아함, 재미, 웃음을 삶의 중앙에 두고 싶다.

   그 생활은, 삶은, 어떤 느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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