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8/24 12:07

써야 할 필요 쓰기


    필요를 느끼지 않은 글을 쓰면 자세가 틀어진다. 문장과 문장이 친하지 않은 사람과 친한 척하는 껄끄러운 관계가 된다. 이런 부끄러운 가식을 발견하고 갖가지 결합 형식으로 글을 다듬어도, 내가 원한, 나를 원하도록 만든 필요는 보이지 않는다. 나는 끊임없이 이와 같은 실수를 저지른다. 글을 쓰기 위해 필요한 '필요'의 양이 아직 충분하지 않아서다. 
    필요는 내부와 외부에서 찾아온다. 훈련된 전문적인 작가는 외부의 청탁을 받아 글을 써낼 수 있다. 신문이나 잡지, 문예지의 빈 공간은 그들의 글을 필요로 한다. 그러한 작가라면 외부의 필요는 자신의 필요와 연결되는 끈이 약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자신만의 훈련된 감각으로 그 끈을 찾아내고, 마감을 지키기 위해 글을 완성한다. 비전문가는 청탁이 요구하는 마감이나 교정교열의 기준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비전문가는 오로지 내부의 필요에 의존한다. 그들에게 반드시 글을 써야 할 외부적 필요는 존재하지 않는다. 비전문가는 자신의 노트, SNS, 블로그에 외부에서 요구하지 않은 자신의 글을 '올린다'. 
    글을 쓰고 싶어하는 사람들 중에는 자연히 비전문가가 다수를 차지한다. 그 중 어떤 사람은 어떤 형태의 전문가가 되기를 원한다. 극작가, 대본작가, 소설가, 기자, 에세이스트, 시인, 학자로 분류되는 작가라는 직업군에 속하길 원한다. 이들 중 김작가라고 불릴만한 사람은 한 원고에 필요한 '필요'의 양을 충분히 채운 사람이다. 그들은 외부의 필요에까지 내부의 필요를 끌어올리는 능력이 있다. 모든 것을 자신의 방식으로 다루면서 자신에게 부끄러운 글은 쓰지 않는다. 그저 단순하고 명료한 감상이라고 해도, 자신이므로 자신의 말투를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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